새벽에 잠깐 눈을 떴다가 시간을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집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몇 분만 볼 생각이었는데 메시지를 확인하고 뉴스나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새 잠이 완전히 달아나기도 합니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밤에 휴대폰을 보는 것만으로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걸까?”라는 걱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벽 휴대폰 사용 자체가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밤중 각성이 반복되고 다시 잠드는 시간이 늦어져 수면이 짧고 불규칙해진다면 장기적인 인지 건강 측면에서는 가볍게 넘길 문제도 아닙니다.

새벽에 한 번 깨는 것보다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람은 자는 동안 여러 차례 잠깐씩 깰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잠에서 깬 뒤 휴대폰을 오래 보면서 각성 상태가 지속되고,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좋은 수면을 위해 규칙적인 수면 일정과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침실에서는 휴대전화·태블릿 등의 사용을 줄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주 깨거나 잠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새벽 2시나 3시에 휴대폰을 한 번 봤다는 사실보다 수면이 얼마나 자주 끊기고 전체 수면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입니다.

짧은 수면과 치매 위험 사이에는 연관성이 보고됐습니다
수면과 치매의 관계를 살펴본 장기간 연구도 있습니다. 2021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Whitehall II 연구에서는 약 8,000명을 장기간 추적했습니다.
연구 결과 50대와 60대에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7시간 정도 자는 사람보다 이후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50·60·70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짧게 잔 집단에서는 지속적으로 약 7시간을 잔 집단보다 치매 위험이 약 30% 높게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것은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이지, 짧은 잠이 치매의 단독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수면과 치매는 서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원인과 결과를 단순하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NIA 역시 수면 장애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에 양방향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화면은 다시 잠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휴대폰을 보지 말라는 이유도 단순히 ‘눈에 나쁘기 때문’은 아닙니다.
화면에서 나오는 빛과 휴대폰을 통해 접하는 영상·뉴스·메시지 같은 자극은 뇌를 다시 각성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빛의 특정 파장과 강도가 멜라토닌 분비와 잠드는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돼 있습니다.
2025년 성인 12만 명 이상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취침 전 매일 전자기기 화면을 사용한 사람은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나쁜 수면의 질을 보고하는 비율이 높았고, 평균 수면 시간도 더 짧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연구 역시 관찰연구이므로 화면 사용이 수면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만 켜면 괜찮을까요?
화면을 노랗게 바꾸는 야간 모드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것만 믿고 새벽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실제로 야간 화면 모드를 적용한 휴대폰과 일반 휴대폰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전체 참가자를 기준으로 수면 결과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충분히 자는 사람들에게서는 오히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은 조건에서 수면 결과가 가장 좋았습니다.
빛뿐 아니라 콘텐츠를 읽고 반응하는 행동 자체가 잠을 깨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벽에 깼다면 휴대폰 대신 이렇게 해보세요
시간을 확인할 목적으로 휴대폰을 손에 잡으면 자연스럽게 알림까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가능하다면 휴대폰을 손이 바로 닿지 않는 위치에 두고 알람은 별도 시계로 설정하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밤중에 깼을 때에는 밝은 조명을 켜거나 영상을 보기보다 방을 어둡게 유지하고 다시 편안한 자세를 잡아보세요.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오후 늦은 카페인이나 긴 낮잠을 줄이는 것도 기본적인 수면 관리 방법입니다.
반복되는 새벽 각성은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밤에 자주 깨는 원인이 모두 휴대폰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스트레스나 불면증뿐 아니라 통증, 약물, 잦은 야간뇨, 폐경기 변화,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심하게 코를 골거나 자다가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고,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심하게 졸리다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면 문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단순히 휴대폰 사용만 줄이는 데 그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새벽에 휴대폰을 한 번 봤다고 치매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은 밤마다 수면이 끊기고 전체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는 패턴입니다. 오늘부터는 잠에서 깼을 때 휴대폰을 확인하기보다 화면을 보지 않은 채 다시 잠드는 습관부터 만들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새벽에 휴대폰을 한 번 보는 것도 치매 위험을 높이나요?
현재 근거만으로 휴대폰을 한 번 확인하는 행동이 치매를 직접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반복적인 수면 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지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Q. 하루 몇 시간 자는 것이 적당한가요?
개인차가 있지만 NIA는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도 일반적으로 하루 약 7~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단순한 시간뿐 아니라 자주 깨지 않고 편안하게 자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밤에 깨면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좋나요?
시간을 확인한 뒤 남은 수면 시간을 계산하면서 오히려 긴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휴대폰 확인이 습관적으로 뉴스·메시지 확인으로 이어진다면 아예 화면을 보지 않는 편이 수면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주말에 몰아서 자면 평일 수면 부족을 해결할 수 있나요?
늦잠이 일시적인 피로를 줄일 수는 있지만 불규칙한 수면 생활 자체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가능하면 평일과 주말의 취침·기상 시간을 크게 흔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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